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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 내산 솔직 후기

[부산 맛집 - 뚱보집] 매콤 달콤 불맛 가득한 쭈꾸미 구이에 술이 꿀떡꿀덕 넘어가는 중앙동 맛집.

by 하비치 2022. 2. 5.

부산에서 영도 다리 포차에서 운치 있게 혼술을 하리라 여행 전부터 계획했는데, 연휴여서 인지 열지 않아 헛걸음을 하고 헛헛한 마음에 숙소 근처에 혼술 스폿을 찾아 나서던 중 발견하게 된 곳이 뚱보집이다.

뚱보집
매일 오전 11시 ~ 오후 10시 50분 (매월 넷째 주 일요일 휴무)
별도 주차장 없음. 인근 골목 노상 주차하거나 남포역 롯데 백화점 주차장 이용.
* 술과 함께하지 않을 수 없는 구성이니 이왕이면 차를 놓고 오는 것을 강하게 추천.

뚱보집은 입구부터 내가 생각하는 부산의 정취가 가득 묻어나는 비주얼이었는데, 쭈꾸미 골목에 자리 잡고 있어서 여기저기서 풍겨져 나오는 양념 향에 벌써부터 군침이 싹 돌았다.

뚱보집에 7시쯤 방문했더니 이미 대기가 있어서 귀여운 주걱 번호판을 받아 기다렸는데, 뚱보집 입구 옆에서 연탄불에 주꾸미를 굽는 냄새 때문에 더더 배고파졌다.

다소 협소해 보였던 뚱보집 입구와는 달리 뚱보집내부 홀은 꽤나 넓었는데 좌식 테이블로 구성된 방부터 여러 입식 테이블도 있었다. 나는 느낌 있지만 약간은 불안한 포차 테이블에서 먹게 되었다. 알고 방문한 건 아니었지만 백종원의 3대 천왕에 방영된 적이 있는지 여기저기 홍보물이 붙어 있었다.

주문하자마자 에피 타이저로 비지 죽 같은 것이 나왔다. 술을 먹기 전에 위장을 보호하라는 뚱보집 주인의 배려임이 틀림없다. 다만, 오징어인지 쭈꾸미인지 해물이 들어가 있었는데 그래서인지 약간 비릿한 느낌이 들어 그다지 내 취향은 아니었다.

먼저 뚱보집에서 가장 메인이 되는 쭈꾸미 볶음은 기대와 같이 매콤 달콤해서 술을 술술 부르는 맛이었다. 직화로 구워내서인지 불향이 가득했고 양념 또한 간이 적절했다. 뚱보집의 쭈꾸미는 오버 쿡되지 않아서 질기지 않으면서 적당히 쫄깃했다. 맵찔이인 나에게는 살짝 맵긴 했지 물을 드링킹 하지 않고도 먹을 수 있었으니 일반적인 사람들이라면 살짝 매콤하네 하고 넘어갈 만한 정도였다. 나에게도 알배추와 함께 싸 먹으니 별로 맵지 않게 먹을 수 있었다.

쭈꾸미와 같이 시킨 콩나물밥도 만족스러웠다. 밥에는 콩나물 무침과 함께 잘게 썬 소고기가 들어 있었는데 식감이 아주 조화로웠다. 콩나물밥에 간장 베이스의 양념장을 살짝 둘러 먹는 거였는데, 살짝 덜 넣은 것이 신의 한 수였다.

뚱보집에서 내가 추천하는 조합이 바로 콩나물 밥에 쭈꾸미 구이를 올려먹는 방식이다. 밥이 뚱보집 쭈꾸미의 매운맛을 중화시켜 줄 뿐 아니라 쭈꾸미와 콩나물은 말해 뭐해. 끝짱나는 조합이지 않는가.

꼴딱꼴딱 먹다 보니 30분 만에 혼자 대선 한 병을 비워버렸다. 음음 거리면서 만족스럽게 먹은 탓에 뚱보집에서 혼자임을 느낄 새도 없이 뚝딱뚝딱 쭈꾸미와 밥도 거의 다 비워냈다. 뚱보집에서의 너무나도 만족스러운 식사 후에 무거워진 배를 이끌고 뒤뚱뒤뚱 숙소로 돌아갔다.

 

다음에 방문한다면 좋은 친구들과 삼대 천왕에 방영된 쭈꾸미, 록빈, 보쌈 세가지를 모두 맛보고 싶다. 절대 외로워서는 아니고, 혼자서도 당당하게 행복한 나지만 단지 백종원이 추천한 메뉴를 모두 먹어보고 싶어서 일 뿐이니 오해 업길 바란다. 

★★★☆
감칠맛과 불향이 가득한 쭈꾸미 구이 추천.
눈 떠보면 비워져 있는 병과 접시에 놀래지 않도록 주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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