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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돈 내산 솔직 후기

[술 리뷰 - 경주 법주] 경주 법주 리뷰. 근데 이제 경주 지역 소주 '참'을 곁들인(feat. 붉은호랑이)

by 하비치 2022. 2. 2.

호기롭게 도전한 황리단길 혼술에 처참히 실패하고 아쉬운 대로 숙소에서 방구석 혼술을 즐겨보기로 했다. 그 와중에도 핫플은 놓칠 수 없어서 핫한 술집 붉은호랑이에서 명란구이를 포장해 왔다. 곁눈질로 봤을 때 마감 한 시간 남은 8시였는데도 대기 팀이 14팀이나 남아 있었다.

숙소 근처 이마트24에 들러 경주 마지막 밤을 장식할 완벽한 술을 찾는데 몰두했다. 처음 계획은 일품진로나 화요에 토닉을 더한 하이볼이었는데 아쉽게도 편의점에 없었다. 대신 와인과 위스키 리쿼류는 넘치도록 다양하게 마련되어 있었는데 행복한 고민과 방황의 시간 끝에 '경주에 왔으니 경주 법주는 맛보고 가야지'라는 생각으로 호기롭게 700ml짜리 병을 집어 들었다.


붉은 호랑이 명란 구이 12,000원
경주 법주 9,000원
소주컵 400원

총 21,400원

소주컵까지 세팅하고 보니, 맛을 보기 전부터 마음이 퍽 든든했다. 법주는 맛과 향이 일본 사케와 비슷했다. 찹쌀 향이 강하게 났는데, 고소하고 약간 달큼했다. 단맛은 강하지는 않아서 안주의 맛을 해칠 정도는 아니었다. 막걸리를 섞지 않고 윗부분만 먹는 느낌에서 향이 더 풍부해지고 더 깔끔하고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안주로 간택받은 붉은 호랑이의 명란 구이는 특이하게도 명란이 김에 말아져 있었다. 채 썬 양파, 오이와 곁들여 마요네즈를 올려 먹는 방식이었는데, 명란의 짠 기운을 오이와 양파가 눌러주는 느낌이어서 잘 어울렸다. 다만 명란 구이 자체는 김에 말아진 거 외에는 딱히 특색이 있지는 않다고 생각 들었는데, 고소한 맛이 좀 덜하고 짠 느낌이었다. 개인적으로 소금을 바르지 않은 김을 따로 먹었으면 더 고소함이 느껴져 맛있을 거 같았다.

 

 

혼자서 조용히 술을 먹고 있었는데, 숙소 라운지에서 깨 발랄한 두 친구를 만나서 함께하게 되었는데 멀 좀 아는 그 친구들도 반갑게도 경주 지역 소주 '참'과 궁금했던 본전막포의 육전을 찬조해 주었다.

경주 소주는 깨끗하고 부드러운 느낌이 들었고 함께한 친구들은 처음처럼은 취급하지 않는 참이슬 파인데 참이슬과 느낌이 비슷하다고 했다.

본전막포의 육전은 조금 식어서 인지 부드럽지는 않았지만, 고기가 얇지 않고 실하다는 인상을 주었다. 고소한 육전과 감칠맛이 나는 배추 무침과 함께 먹으니 맛있었다. 다음에는 따뜻할 때 다시 도전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조금은 부담스러웠던 거대한 경주 법주를 좋은 친구들과 나누며 너무나도 풍요로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깨발랄한 두 친구들이 쏟아내는 재밌는 얘기들이 훌륭한 안주가 되어 주었다. 역시 혼자보다는 좋은 사람들과 함께 먹는 술이 더 달고 맛있다는 걸 깨닫는 하루였다.

 

경주 법주 ★★★
한국 버전 사케 느낌. 청주와 결이 같지만 찹쌀의 맛과 향이 더 진하고 풍부하다. 정갈한 한식 안주와 잘 어울림.
붉은호랑이 명란구이 ★
짜고, 고소함이 덜해서 굳이 웨이팅 하면서 먹을 맛은 아닌 듯. 합리적인 가격대와, 배부른 상황에서 2차로 간단하게 즐기기는 좋음.
깨끗한 아침 '참' ★★
참이슬 느낌이라고 함. 깨끗하고 부드러움.
본전막포 육전 ★★★
고기가 실함. 고소함. 배추 무침 간이 딱 좋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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